학명 : Colocasia esculenta
분류 : 택사목 천남성과 (천남성아과) 토란속
땅(土)에서 나오는 달걀(卵)이라는 뜻의 토란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열대지방 아시아가 원산지인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원산지인 열대지방에서 나며 타로티의 재료인 타로의 변종이 바로 토란이다.
줄기가 땅속에서는 거의 자라지 않고 크기만 커져 감자와 비슷하게 보이는 덩이줄기나 알줄기가 된다. 덩이줄기는 알의 크기가 큰 어미 토란과 알알이 여러 개 붙은 새끼 토란으로 구분된다. 어미 토란은 떫은맛이 강해 대부분은 먹지 못하고 새끼 토란을 주로 먹는다.
길이 1미터에서 1.5미터 정도 크기의 잎이 돋는다. 땅 위로 나오는 줄기는 초록색이다. 잎의 모양은 달걀 모양으로 갸름한 타원형이거나 하트 형태인데, 길이 30센티미터에서 50센티미터, 너비 25센티미터에서 30센티미터로 잎이 꽤 크게 자란다. 표면은 미끄럽고 코팅이 된 듯한 촉감이다.
오랜 세월 재배해 오는 동안 개량이 되어 개화 습성이 거의 없어지고 꽃이 피는 경우를 보기 힘들지만 가끔 평년보다 고온을 기록하는 해의 가을에 꽃이 필 때도 있다. 꽃은 잎자루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오고 그 끝에 육수 꽃차례 형태로 달린다. 노란 불염포에 싸여 있는데 불염포의 크기는 길이 25센티미터에서 30센티미터 정도, 너비 6센티미터 정도이다. 꽃차례의 밑부분부터 암꽃, 그 위에 수꽃, 맨 끝부분에 무성화가 달린다.
개화한 꽃으로는 종자가 생기지 않으므로 파종으로 심지 않는다. 덩이줄기를 4월에서 5월 사이에 심어 기른다.
한국의 재래종은 빨리 자라고 성숙하는 조생으로 잎부터 뿌리까지 식물 전체가 식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길러 왔다. 하지만 토란은 옥수수처럼 땅의 거름기를 모조리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서 연작은 어렵다.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인 식물답게 고온다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 즉, 물을 좋아하여 충분히 급수해야 하는, 물이 많이 필요한 작물이라 많은 농가가 매년 논의 일부를 토란밭으로 활용한다. 논을 구획을 나눠 올해는 이곳, 내년은 저곳 하는 식으로 돌려가면서 벼농사로 지력을 회복시키고 그 후에 다시 토란을 심는다.
병충해가 매우 적은데, 토란은 묏도기(메뚜기)도 안 먹는다는 기록이 고(古) 농서에도 남아 있다. 하지만 응애에는 약하니 토란을 키울 때 응애만큼은 조심하여야 한다.
잎, 굵은 줄기, 덩이줄기까지 전초를 식용할 수 있기 때문에 토란을 기르는 각 나라, 지역마다 다채로운 요리법이 발달했다.
우리나라는 추석 무렵 수확하기 때문에 추석에 먹는 대표적인 식재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설날의 떡국처럼 추석에 토란을 넣은 탕을 끓여 차례상에 올리기도 한다.
덩이줄기는 뮤틴과 갈락틴이라는 성분이 있어 매우 미끈미끈하다(그러나 국내에서 재배하는 종 중 이 뮤틴과 갈락틴의 함유량이 적어 미끈거리지 않는 종도 있다). 이 성분은 체내에서 글루크론산을 생성하여 간이나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노화 방지에 좋다고 알려져 있으나 소화가 잘되는 성분은 아니다. 조리 전 껍질을 제거하고 소금물에 살짝 삶으면 미끈한 식감을 많이 제거할 수 있다.
이 덩이줄기는 여러 방법으로 조리하는데 국이나 탕의 재료로 가장 많이 이용한다. 또 감자처럼 굽거나 쪄서 먹기도 하는데 굽거나 쪄서 익힌 후 껍질을 까서 먹는 것이 감자와 똑같다(맛은 감자와 매우 다르다). 또 녹말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갈아서 감자전처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중국, 대만은 뿌리를 이용하여 팥앙금처럼 만들어 토란앙금을 소로 이용해 빵이나 전병을 만들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국의 형태로도 먹지만 삶은 후 잘라 구워 소스 등을 발라 먹기도 하고 다른 재료를 함께 넣고 양념하여 쪄서 반찬으로 먹기도 한다.
줄기는 보통 토란대라고 한다. 줄기를 베어 껍질을 벗기고 바짝 말려서 보관하다가 필요할 때 말린 토란대를 삶은 후 물에 담가 아린 맛을 제거하고 요리에 사용한다. 대부분의 천남성과 식물과 마찬가지로 토란의 수액에 옥살산칼슘 결정체가 들어 있는데 독성물질이다. 이 옥살산칼슘이 점막과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에 토란대를 다듬을 때 맨손으로 하게 되면 심하게 가려워지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위생 장갑을 끼고 하는 것을 권한다.
손질한 토란대는 씹는 식감이 고기와 비슷한 면이 있어 보통 육개장을 비롯한 각종 찌개류에 많이 활용된다. 또 들깻가루 등을 넣어 볶아 나물로 조리하기도 한다. 된장국에 넣어 토란대 된장국으로 만들기도 한다. 손질 전 생토란대 특유의 냄새는 손질 후 사라져 음식의 맛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요리가 아닌 방식으로는 토란차가 있는데 우려내 차로 마실 수 있도록 토란을 쪄서 잘라 말린 형태로 가공한 것이다. 불면증을 치료하고 식탐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토란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제법 많은 식재료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토란 알레르기는 땅콩 알레르기와 함께 가장 심각한 증상을 야기하는 식품 알레르기이기도 하다. 아주 적은 양의 토란국 국물로도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을 정도이며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으니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또한 토란은 위에 적은 것처럼 토란은 옥살산칼슘이라는 독성을 일으키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확실하게 삶고 충분히 물에 담가 요리 전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토란 요리 섭취 시 목이 따끔거리는 등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보통은 몇 분 이내로 증상이 가라앉지만 심한 경우 호흡곤란까지 야기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충분한 전 처리 과정 없는 요리로도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정도라서 토란을 생으로 섭취하는 것은 당연히 금지하여야 한다.
밭에서 키우는 토란은 굵은 줄기 하나에 큰 잎 한 장이 붙어서 나는 형태인데 예전에는 비 오는 날 우산으로 쓰곤 했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토란잎의 표면은 약간의 코팅이 된 듯한 질감으로 잎에 물이 스미지 않고 방울져 고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요즘은 추억여행 같은 농촌을 주제나 배경으로 한 여러 체험에서 해보는 일이 있다.
같은 천남성과에 속한 알로카시아처럼 보이기도 하는 등 나름대로 관상에 적합한 모양새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흔히 보기 힘들고 잘 먹지 않게 된 재료가 아니라서 최근에는 관상을 목적으로 화분에 토란을 심어 기르는 사람들도 제법 보인다. 식용식물이며 고온과 과습에 강한 편이라 기르기도 쉽다.
전남 곡성군에서 세계 장미축제 당시 토란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작은 화분에 심어 관상식물로 선보이기도 하고 토란을 이용한 여러 가공식품(차나 캔디류 등)도 판매하였다 한다. 관광객들의 반응이 꽤 좋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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