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무이야기

능소화 : 내 사랑을 담아 그대에게 보내드리오

by 토피taupii 2024. 9. 30.
반응형

학명 : Campsis grandiflora
분류 : 꿀풀목 능소화과 능소화속 (경우에 따라 개오동속으로 볼 때도 있음)

 

하늘을 향해 한없이 올라가는 능소화

 

능소화(凌霄花)는 동아시아와 남아시아, 태평양 인근 지역과 아메리카 등에서 자라는 중국이 원산지인 식물로 여름에 주홍색 꽃이 피며 일반적으로 10미터 정도의 높이로 자라는 낙엽 활엽 덩굴성 목본식물이다.
덩굴성 목본식물이라 담쟁이덩굴처럼 줄기의 마디마디에 생기는 흡착 뿌리를 이용하여 건물의 벽이나 다른 물체에 붙어 타고 오르면서 자라난다. 가지 끝에서 나팔 모양 같은 주황색의 꽃이 늦여름과 가을에 걸쳐서 핀다. 제법 선선할 때까지 꽃을 볼 수 있는 추위에 강한 식물이다.

목질부의 껍질은 회갈색이다. 세로로 벗겨지고 마디가 생기며 가지 흡착 뿌리가 발달하여 다른 물체에 잘 붙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돌담이나 벽 같은 구조물을 지지대 삼아 그 지지대를 타고 오르면서 줄기가 자라게 된다.

잎은 마주나기 형태로 난다. 기수 1회 우상복엽인데 작은 잎이 7개에서 9개 정도가 붙는다. 길이는 3센티미터에서 6센티미터 정도이고 가장자리에 톱니 형태를 보인다.

꽃은 보통 8월부터 시작하여 9월 무렵까지 핀다. 여름에 나팔 모양으로 벌어진 주홍색에 겉은 적황색인 꽃송이들이 덩굴 가지의 중간에서부터 끝까지 연이어 매달려 피는 지름 6센티미터에서 8센티미터 정도의 원추 꽃차례 형태이다. 원추 꽃차례 하나에 꽃이 5송이에서 15송이 정도 달린다. 보통 꽃의 무게 때문에 아래로 드리운다.

열매는 삭과의 형태로 나팔꽃의 씨와 비슷하게 과피가 말라서 쪼개지며 씨가 나온다. 모양은 네모지며 끝이 둔한 가죽질이다. 두 개로 쪼개지고 10월 무렵에 익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에서 관상 목적으로 정원수로 많이 식재한다.
담 너머로 흐드러지게 피는 형태라 꽃이 화려하지 않아도 아름다워 정원수로 사랑받는다. 꽃이 한 번에 피었다가 지는 것이 아니라 꽃이 지고 피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가을의 선선한 날씨까지 개화 기간 동안은 싱싱하고 선명한 꽃을 계속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병충해에 강해 특별히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없고 햇볕을 좋아하지만 음지에서도 비교적 튼튼하게 잘 자라는 편이다. 적당한 비료와 충분한 물, 여기에 바람도 충분히 잘 통하면 개화기간 내내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것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물을 좋아하는 능소화이지만 과하게 물을 주게 되면 뿌리가 물러지며 괴사할 수 있다. 따라서 배수에도 반드시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나라 중부 지방에서도 꽃을 감상하기 위하여 여러 곳에 심고 있지만 보통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서 심는 식물이다. 꽃 자체가 따뜻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는 여름 내내, 그리고 가을 초입까지도 싱싱한 꽃들이 무성하게 피는 것을 볼 수 있지만 중부에서는 조금만 쌀쌀해지면 꽃이 생기를 잃고 떨어진 후 줄기만 남는 경우가 흔하다.
꽃은 다음 해에도 새로운 줄기에서 피기 때문에 가을에 꽃이 지고 나면 가지치기하여 모양을 잡아주는 것이 다음 해에 보기 좋은 형태의 줄기에서 피는 꽃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덩굴식물이지만 수명이 매우 긴 식물이다. 물, 바람 등 관리를 잘 해준다면 몇백 년을 넘게 자라기도 한다.

또한 관리가 잘된 능소화는 꽤 높이 자라 건물 2층 높이 정도는 거뜬히 자라는 경우도 있다.
전북 진안군의 마이산 탑사에는 절벽을 타고 올라 우거진 엄청난 크기의 능소화가 있다.
비교적 최근 가장 유명한 능소화는 경북 경산시의 적산가옥에 있다. 3대에 걸쳐 50년 넘게 자란 이 능소화로 전국 각지에서 이 능소화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을 정도였는데 2022년 어떤 사람이 이 능소화의 줄기 밑동을 잘라버려 말라 죽고 말았다. TV 제보 프로그램으로 방송을 타며 더욱 유명해진 이 사건은 방송 내용에 의하면 자르기만 한 게 아니라 독한 제초제 한 병을 부어 일부러 죽였다고 한다. 방문객 때문에 주차난에 시달린 지역민 중 한 명이 앙심을 품고 한 짓이 아니냐는 설이 가장 유력하지만 CCTV가 없는 관계로 범인은 찾지 못하였다. 2023년 경산시 측과 전문가들이 합심하여 비슷한 수형의 능소화로 어느 정도 복원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한다.

꽃가루에 독성이 있어 눈에 들어가면 실명할 수도 있으니 능소화 아래에서는 주의해야 한다는 소문이 있으나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산림청 연구에 따르면 능소화의 꽃가루는 갈고리 모양이 아닌 그물망 모양이라 눈에 닿아도 위험하지는 않은 데다가 능소화는 풍매화가 아닌 충매화이기 때문에 화분이 바람에 날릴 가능성 역시 낮다고 한다.

그러나 능소화 꿀에는 독성이 있다. 갓 채취한 꿀은 괜찮지만 48시간 이후부터 독성이 생긴다고 한다. 오래된 꿀을 먹거나 장시간 피부에 바르는 등의 행위는 삼가도록 하자.

덩굴이 하늘을 향해 높게 오르는 모양새 때문에 업신여길 능(凌), 하늘 소(霄)의 이름이 붙었다는 능소화는 담 너머 흐드러지게 핀,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아한 꽃송이들이 통째로 품위 있게 지는 모양새 때문에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져 옛날에는 '양반꽃'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또 조선시대 과거시험 장원급제자의 관모에 왕이 꽂아 주는 어사화가 바로 이 능소화였다. 하여 능소화는 양반집에서 길렀는데, 반대로 양반집에서만 기를 수 있어 평민들은 능소화를 함부로 기를 수 없었다고도 한다.

능소화에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옛날 궁에 소화라는 궁녀가 있었다. 소화는 임금에게 승은을 입어 빈의 자리에 올랐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 후 임금은 더 이상 소화를 찾지 않았다. 임금만을 기다리던 소화는 결국 죽고 말았고 소화의 유언에 따라 담장에 묻히게 되었다. 그 후 소화가 묻힌 담장 아래에서 꽃이 피어났으니 이 꽃을 능소화라고 한다.

다른 종으로는 꽃이 조금 작고 색이 더 붉으며 늘어지지 않는 미국능소화(또는 마담 갈렌 능소화Campsis radicans)가 있다. 능소화의 원산지인 중국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꽃 색이 더 붉다는 이유에서 미국능소화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노란능소화라는 이름으로 유통 중인 테코마 스탄스는 능소화속이 아닌 식물로 덩굴 식물이 아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