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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남천 : 빨갛게 알알이 맺힌 기억

by 토피taupii 2024.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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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 : Nandina domestica
분류 : 미나리아재비목 매자나무과 남천속

 

빨갛게 맺힌 열매가 아름다운 남천


시작하기에 앞서, 흔히 '남천 나무'라고 부르고 표기하지만 남천 나무가 아니라 '남천'이 올바른 표기이다.

히말라야부터 일본까지를 아우르는 동아시아가 원산지인 나무이다. 매자나무과 안 남천속에 속하는 유일한 종으로 상록 혹은 반상록 활엽 관목이다. 1년 중 계속 푸른 잎인 상태로 지내다가 추워질 무렵 붉게 단풍이 드는데 무척 춥지 않은 한 이 잎이 지지 않고 다시 녹색이 되기 때문에 때로는 상록으로 보기도 때로는 반상록으로 보기도 한다. 평균적으로 수고 1.5미터 최고 3미터 정도로 자라는 관목이다. 
우리나라와 중국과 일본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부지방에서 식재하지만 영하 5℃ 정도까지는 버틸 수 있어 중부지방에서도 노지 월동이 가능하다. 이 경우 특별한 보온 처리는 하지 않아도 월동할 수 있다.
예로부터 악귀를 쫓고 행운을 불러들이는 나무라 하여 사랑받았다.

밑에서 줄기가 많이 갈라지고 겨울철에 줄기가 붉게 변한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세로로 얕게 갈라져 벗겨지는 듯한 모양을 보인다.

깃털 형태의 갸름한 잎 세 개가 모여 한 장의 잎처럼 보이는 3회깃털형겹잎이 특징적이다. 잎이 돋아난 마디가 있고 길이 30센티미터에서 50센티미터 정도. 깃털형겹잎을 이루는 작은 잎 하나하나에는 잎자루가 없으며, 깃털형 혹은 뾰족한 타원형에 가죽질이다. 잎 한 장의 길이는 3센티미터에서 10센티미터 정도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고 잎자루 위치의 표피가 흔히 흑붉은색에서 진한 붉은색을 보인다. 

하얀색의 암수갖춘꽃이 6월에서 7월 사이에 핀다. 가지 끝에서 나오는 길이 20센티미터에서 30센티미터의 원추 꽃차례에 달려서 피어나며, 꽃받침잎은 3수이다. 꽃의 지름은 6밀리미터 정도에 꿀샘은 3개에서 6개 정도 있으며, 수술은 6개이다. 암술대는 짧은데 암술머리의 모양은 손바닥 모양이다.

남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둥근 열매가 10월 무렵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이 남천 열매는 꽃다발처럼 뭉쳐져서 열리는데 겨울철 눈 올 무렵에도 빨갛고 예쁘게 맺혀있어서 이를 보기 위해 관상용으로 식재하는 경우가 많다.
빨간 남천 열매의 무리는 잘 익은 산초 열매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먹을 수 있는 산초 열매와는 달리 남천 열매는 먹을 수 없다.
노란색 열매가 맺는 남천도 있으나 이것은 변종으로 노랑남천이라 부른다.

제법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증거로, 신사임당의 화조도에도 이 남천이 그려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위에 적은 것과 같이 겨울에도 붉은 열매다발, 가을에 예쁘게 물든 빨간 잎 등 관상할 포인트가 많고 남부 수종임에도 불구하고 내한성이 좋아 중부에서도 별다른 조치 없이도 무난하게 월동이 가능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정원이나 공원에 조경, 관상용으로 많이 식재하며 또 생울타리용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그리고 거듭 얘기하는 겨울철 눈을 배경으로 하는 빨간 열매 때문에 겨울, 눈, 크리스마스 등을 나타내는 상징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크리스마스 꽃장식으로 이용하거나 일본에서는 정월 초하루의 장식에 소재로 활용하기도 한다. 

파종과 삽목 두 가지 방법 모두로 번식이 가능하다. 파종법을 이용할 때는 남천 열매가 빨갛게 익은 후 11월에서 12월에 채취한 종자의 과육을 물에 불려 씻어 제거한 후 바로 파종해도 되고, 습한 상토나 모래 속에 보관한 후 다음 해 봄에 파종해도 된다. 종자가 건조하면 발아율이 낮아지며 보통은 장마 뒤에 발아한다.
삽목은 2월에서 4월 사이 가지를 잘라 삽목하면 된다.
키울 때 나방과 응애 등이 생길 수 있어 방제도 필요하다.

남부 수종임에도 불구하고 중부지역에서 월동이 가능할 정도로 강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남천이지만 발아하여 뿌리 내린 후에는 오히려 과습에 약해 조금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또한 건강하고 예쁜 상태로 자라려면 충분한 광량이 필요한데 너무 춥거나 빛을 받는 것이 부족할 때는 잎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가지와 잎이 햇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가지치기도 필요하다.

10월 무렵에 단풍이 들지 않는 일이 있는데 이 경우 햇빛과 바람이 부족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남천을 식재할 때는 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고 바람이 잘 통하며 습하지 않는 곳에 하는 것이 좋다. 화분에 기를 경우 너무 습하지 않게 관리하여야 하며 어떤 경우에도 너무 밀식한 가지는 가지치기로 정리해 주는 것을 추천한다.

남천은 식용으로는 사용하지 않지만 뿌리와 줄기와 잎과 열매까지 모두 약으로 쓸 수 있다. 이 중에서 성숙한 열매는 생약으로 사용하는데 남천의 열매라는 뜻으로 남천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남천실은 이소코리딘, 도메스틴 등 알칼로이드를 함유하고 있는데 호흡중추와 운동신경을 억제하거나 마비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한 목캔디의 원료로도 사용될 정도로 기도의 살균에 효과적이어서 기침을 멎게 하고 폐와 간의 열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어 백일해, 천식, 말라리아 및 간 기능장애의 약제로 사용하지만 과하게 사용할 경우 간 독성이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잎은 감기와 기침에 효과가 좋고 강장제로 사용하며 안구 충혈 치료에도 쓰인다. 편도선염, 구내염, 인두염, 인후염, 치통 등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남천잎 달인 물로 입을 헹구면 좋다고 한다.
뿌리는 감기의 발열이나 두통의 치료약으로 사용하고 폐의 열을 다스릴 때도 사용한다.
줄기는 숙취와 간 질환에 좋다.
하지만 남천에 있는 알칼로이드 중 일부는 비교적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개구리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주사 실험에서 반수치사량이 10그램당 2밀리그램이 채 되지 않았다. 따라서 약용을 목적으로 남천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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