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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야기

배롱나무 : 꽃과 햅쌀의 등가교환

by 토피taupii 2024.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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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 : Lagerstroemia indica
분류 : 도금양목 부처꽃과 배롱나무속

 

세 번 피었다 지면 햅쌀을 먹을 수 있는 배롱나무 꽃

 

배롱나무는 부처꽃과에 배롱나무속의 낙엽 활엽 소교목이다. 꽃이 한 번에 피고 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 날에 걸쳐 번갈아 피고 지는데 그 기간이 길어 백 일 동안 꽃이 계속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백일홍(百日紅)나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백일홍(Zinnia elegans, Xinnia violacea)이라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 있어 구분을 위하여 배롱나무로 바꿔 부르고 있다. 원산지는 중국 남부이고,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나무의 높이는 3미터에서 5미터 정도, 줄기는 적갈색인데 평평하고 매끄러운 수피가 얇게 벗겨져서 줄기에 얼룩이나 혹 같은 형태가 보이기도 한다. 어린 가지에는 잔털이 있다.
잎은 두껍고 마주난다. 길고 둥근 타원형인데 끝은 둥글기도 하고 뾰족하게 모이기도 한다. 길이는 2.5센티미터에서 7센티미터 정도이다. 표면에 윤이 나고 잎 뒷면은 잎맥을 따라 털이 달려 있다.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없는 형태이며 잎자루도 거의 없다. 
원추 꽃차례로 피는 붉은 꽃이 가지 끝에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대략 100일 정도 핀다. 암수한꽃이다. 6장의 꽃잎에 수술이 30개에서 40개 정도인데, 그중 가장자리 6개는 나머지에 비해 길이가 길다. 암술대는 1개로 길게 밖으로 나와 있다. 꽃은 보통 진한 분홍색인데 품종에 따라 흰색이나 보라색에 가까운 자주색 등 다채롭다.
열매는 10월 무렵 익는다. 삭과로 길고 둥글며 털이 있다. 열매의 껍질조각은 단단한 목질이다. 길이는 1센티미터에서 1.2센티미터 정도이다. 

추위에 약해서 충남 이남 지역에서 쉽게 월동할 수 있는 남부 수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중부지방 겨울 평균온도가 올라가고, 또 추위에 강하게 개량된 품종도 등장하여 전보다는 중부지역에서도 월동이 가능해졌으나 겨울에 평년 이하의 온도로 내려가게 되면 고사하는 경우가 많아 충남 이북 중부지역에서 배롱나무를 기를 때는 월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

개화기간이 길고 꽃이 굉장히 화려하기 때문에 충남 이남의 남부 지역에서 관상수로 오래전부터 사랑받아 온 수종이다. 현재까지도 공원과 아파트 단지 내에 관상용으로 심고 있다.

여러 그루를 밀식하면 비스듬히 눕거나 휘어 자라는데, 혼자 자랄 때는 비교적 곧게 자라는 특징을 보인다.

어떤 토양에서도 잘 자라지만 당연히 비옥한 토양과 양지를 좋아한다. 그리고 모래가 많이 섞여 배수가 잘되는 곳에서 자란 배롱나무의 수피가 더 아름답다고도 한다.

개화기간이 100일 정도로 무척 긴 편이다. 이 화려한 꽃이 한 번에 개화했다가 지고 끝나는 게 아니라 낱꽃이 피고 지는 것을 계속 반복하면서 크게 세 번 정도로 피었다 지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사람이 인식하는 세 번째의 큰 개화가 있고 꽃이 질 무렵 추수할 시기가 되기 때문에 남부 지역에서는 배롱나무꽃을 세 번 보면 햅쌀을 먹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씨는 기름을 짜고 줄기는 도구재나 세공물로 사용한다.

동아시아 삼국인 한국, 중국, 일본에서도 모두 꽃이 100일 간다는 이름으로 백일홍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리고 멕시코산 여러해살이풀인 Zinnia elegans을 한국을 제외한 중국과 일본에서 백일초 등의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서는 둘의 이름 모두 백일홍으로 부르는 경향이 있어 최근에는 배롱나무와 백일홍으로 구분해 부르는 일이 많다. 최근 원예학회에서 다른 나라처럼 배롱나무를 백일홍이라고 하고 Z. elegans를 백일초로 정리하였으나 여전히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고 구분하여 부르는 사람들 중에는 백일홍나무를 배롱나무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굉장히 다양한 이름을 가진 나무이기도 하다. 배롱나무뿐만 아니라 백일홍나무, 목백일홍, 양반나무, 간지럼나무(같은 의미로 간질나무, 간질빡나무, 간질밥나무, 저금타는낭 등) 등으로도 불린다.
백일홍나무는 상기한 것과 같이 개화기간이 100일이라는 뜻으로 백일홍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초화류인 백일홍과 혼동의 여지가 있어 뒤에 나무를 명기한 것이다.
목백일홍 역시 마찬가지이다. 뒤에 나무를 붙인 게 아니라 앞부분에 목(木)을 붙여 구분하려 한 명칭이다.
양반나무는 충남 이북 지방에서는 월동이 어려울 정도로 추위에 약한데 봄에 싹도 늦게 나오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간지럼나무는 간지럼을 타는 나무라는 뜻인데 이 나무의 줄기를 손톱으로 간지럽히면 간지럼을 타듯 나무 전체가 파르르 떠는 것처럼 움직이는 걸로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남부 지역에서는 간질나무, 간질빡나무, 간질밥나무 혹은 제주도 지역에서 저금타는낭 등 뜻은 같지만 각 지방의 사투리로 부르는 이름들이 있다.

일본에서는 원숭이도 미끄러워 떨어질 만큼 줄기가 매끄럽다 하여 원숭이미끄럼(사루스베리猿滑)나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양반나무와 비슷한 이유에서 게으름뱅이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배롱나무를 '자미(紫薇)'라고도 부른다. 자미는 북극성을 가리키는 말인데, 당나라 수도 장안의 황제가 사는 궁궐인 '자미궁(紫薇宮)'에 이 나무가 많이 심겨 있었고 그래서 붙은 이름이 지금까지 내려 오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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