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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야기

토끼풀 : 어디서든 네 옆엔 내가 있을 거야

by 토피taupii 2024.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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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명 : Trifolium repens
분류 : 콩목 콩과 (콩아과) 토끼풀속

 

햇볕만 충분하다면 어디서든 살 수 있는 토끼풀

 

토끼풀(또는 클로버)은 유럽, 북아프리카, 서아시아가 원산지인 콩과 토끼풀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잔디밭이나 산자락 등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로서 라틴어 학명 중 속명인 Trifolium은 '세 잎(葉)', 종명인 repens는 '덩굴식물' 또는 '아래로 낮게 깔려 자라는 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학명에서 알 수 있듯 줄기는 땅 위를 기며 뻗어나가고 각 마디에서 긴 잎자루를 가진 잎이 뻗어 나온다. 잎은 대부분 3장의 작은 잎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때로는 4장, 5장 또는 그 이상의 작은 잎이 달리는 경우도 있다.

원산지가 유럽 중심인 지역인데도 극지, 정글, 사막 등 극단적인 기후인 곳을 제외하면 어디에서든 볼 수 있을 만큼 전세계에 퍼질 정도로 적응력이 무척 강한 식물이다. 햇볕만 잘 든다면 어디서나 자랄 수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래 서식하지 않았는데 근세에 외국에서 전해진 귀화식물이다. 1907년 경기도 수원에 있던 권업모범장에서 사료로 쓰려 도입한 것이 야생으로 퍼졌는데, 철도를 따라 무성하게 자라 '철도풀'이라 불렸던 적도 있다 한다.

상기한 것처럼 땅을 기는 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자라고 줄기에 마디가 있는데 각 마디에서 긴 잎자루가 돋아나며 그 끝에 보통 세 장의 작은 낱잎이 모인 잎이 달린다. 일반적으로 낱잎이 세 장이지만 네 장 이상일 때도 있다.
작은 낱잎들은 방사형으로 달리는데, 어떤 것은 잎의 가운데에 V자로 흰 무늬가 있기도 하다. 낱잎의 모양은 괭이밥과 비슷하지만 괭이밥잎은 하트 모양이고 토끼풀잎은 원형에 가깝다. 또 더 큰 특징은, 괭이밥잎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토끼풀잎에는 흰색 무늬가 있는 경우도 있다.
흔히 따다 꼬아서 풀꽃반지로 만드는 꽃인 토끼풀꽃은 봄에서 초여름이 되면 잎겨드랑이에서 20센티미터 내지는 30센티미터 정도로 잎자루보다 더 긴 꽃자루가 나오고, 그 끝에 수많은 흰 꽃들이 구형 또는 달걀형을 이루면서 피는 모양이 꼭 토끼 꼬리 같이 몽실몽실한 모양이다. 길이는 9밀리미터에서 1센티미터 정도에 보통은 흰색 꽃이지만 붉은색의 꽃도 있다.
꽃 하나마다 씨앗이 달리는데 질 때는 꽃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갈색으로 말라 씨앗을 감싼다.

토끼풀도 콩과 식물이기 때문에 뿌리혹박테리아가 있어 식물 생장에 필요한 질소를 고정하여 지력 유지에 도움을 주고 질소를 공급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며 식물의 생장과 건강을 돕는 역할을 한다. 하여 토끼풀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일부러 심어 잡초가 자라는 걸 방지하고 윤작에 이용하기도 한다.

토끼가 잘 먹는다고 하여 토끼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는데 사실 토끼에게는 독인 사이안산 성분이 있어 주면 먹긴 하지만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한다. 하얀 꽃이 토끼 꼬리와 비슷해서 토끼풀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 또는 토끼 사료로 쓰이는 닮은꼴 식물인 자주개자리와 혼동하여 붙은 이름이라는 이야기 등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오히려 토끼보단 소, 양, 닭에게 먹이로 주는 경우가 많고 거름으로도 이용된다.

정원을 가꿀 때 골칫거리인 식물 중 하나로, 뿌리가 가늘어 잔디 틈을 파고들고, 덩어리져서 성장하기 때문에 제거하려면 잔디와 흙을 통째로 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넓은 면적으로 퍼져 자라며 잘 번식하는 특징을 이용하여 정원에 잔디 대용으로 심기도 한다. 햇볕만 충분하면 어디서든 자라는 토끼풀의 특성상 잔디보다 관리하기 쉬우며 물도 적게 필요하고 꽃까지 피기 때문에 보기에도 좋기 때문이다.

또한 밀원식물이기도 하다. 토끼풀의 꿀은 맑고 향이 강하지 않으며 은은한 꽃향기가 돌아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식물이다. 보통의 하얀 꽃 피는 토끼풀과 붉은 꽃이 피는 토끼풀 모두 말려서 차로 마실 수 있고 잎은 샐러드 등의 재료로도 사용된다. 잎을 말리면 바닐라와 비슷한 향이 나서 바닐라 대신 과자에 넣기도 한다. 또한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아 가축의 사료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단백질 공급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붉은 꽃이 피는 동속이종 붉은토끼풀이 있다. 이름처럼 보통의 토끼풀과는 다르게 붉은색의 꽃이 피는데 하얀 꽃보다 크기가 크다. 또 줄기가 덤불을 이루듯이 일어선다. 그래서 보통의 토끼풀은 다 자라면 키가 20센티미터에서 30센티미터 정도인데 비하여 붉은토끼풀은 30센티미터에서 60센티미터 정도이고, 보통의 토끼풀과 함께 자라면 붉은토끼풀이 보통 토끼풀을 가리며 자라게 된다. 붉은토끼풀잎은 뾰족뾰족하고 보통 토끼풀과는 다르게 네 잎짜리 돌연변이가 전혀 생기지 않는다. 꽃 색 때문에 관상용으로 키우기도 하지만 키가 크고 잎자루 등이 보통의 토끼풀보다 길어 관리하기가 번거로운 면이 있기도 하다.

꽃이 파랗게 피는 블루클로버가 있다. 전체적인 형태는 하얀 토끼풀과 비슷하지만 보통 토끼풀꽃이 여러 꽃이 둥글게 모여 피는 모양이라면 블루클로버는 파란 꽃이 딱 한 송이만 피는 종이다. 간혹 꽃집에서 볼 수 있고 짙은 색의 잎 무늬가 다른 점이다.

붉은토끼풀과 비슷하게 생긴 꽃이 피는 자운영이라는 식물도 있다. 같은 콩과이긴 하지만 한약재인 황기와 마찬가지로 황기속이라 토끼풀속에 속하는 토끼풀과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전혀 다른 종이지만 얼핏 비슷한 것으로 또 괭이밥이 있다. 괭이밥과에 속하는 식물로 토끼풀과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식물이다. 잎이 3갈래이지만 짧고 작으며, 토끼풀에 비해 좀 더 뚜렷한 하트 모양 잎이다. 잎 가운데에 접은 듯한 선이 있으며, 밤이 되면 잎이 반으로 접혀서 시든 것처럼 저문다. 토끼풀잎에 있는 흰 무늬가 없고, 붉은색이 감도는 잎도 나타난다. 대체로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토끼풀과는 달리 괭이밥은 비교적 햇빛이 잘 들지 않은 곳에서도 잘 자란다. 노란색 작은 꽃이 핀다.

토끼풀 혹은 클로버 하면 네잎클로버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보통 세 잎이 달리는 것과는 다르게 잎이 네 장 달린 토끼풀은 흔치 않기 때문에 발견하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알려져 있어 사람들이 열심히 찾기도 하다. 
하지만 네잎클로버는 일시적인 형질의 변형, 즉 기형이다. 밟히거나 어떠한 이유로 상처가 생긴 곳에 잎이 한 장 덧자라 네 장의 잎이 붙은 토끼풀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다섯 장의 잎 이상이 붙은 토끼풀도 발견할 수 있는데 더욱 드물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보는 사람이 드물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인공적으로 20장 이상의 토끼풀을 개량하여 만들어 낸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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